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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로마 사람들은 빛은 동방에서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빛이란 원시와 야만의 어둠을 몰아낸 문명의 빛을 말합니다. 동방이라 하면 흔히 아시아를 생각하기 쉽지만 이 말은 본디 로마를 기준 삼아 동쪽을 뜻하는 것으로 서아시아 즉 오늘날의 중동지방을 가리킵니다. 좀 더 좁혀 말하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만나는 메소포타미아를 뜻하기도 합니다. 기원전 4천 년쯤 이 비옥한 땅에 수메르 사람들이 정착하여 도시 국가를 건설하고 찬란한 문명이 꽃을 피웠습니다. 수메르는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쐐기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고 관개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태음력을 만들고 육십 진법에 따라 시간을 측정한 곳입니다. 오늘은 바로 메소포타미아에서 탄생한 세계 최초의 문학 작품 길가메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길가메시

    길가메시의 창작 배경

    길가메시가 처음 쓰인 시기는 기원전 2천 년에서 3천 년으로 추정됩니다. 한 사람이 한꺼번에 창작한 작품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시인이 음서 하면서 내용을 조금씩 보태어 오늘날의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839년 영국인 고고학자 레이어드 등이 옛 아시리아 왕국의 도시 니네베를 발굴하던 중 우연히 왕궁과 석굴토에서 진흙으로 만든 점토판 12개를 찾아내면서였습니다. 점토판에 쐐기 문자로 적힌 내용은 길가메시라는 영웅의 무용담을 다룬 이야기였습니다. 그 뒤 다른 메소포타미아 지방과 아나톨리아 등지에서도 길가메시 이야기를 적은 점토판들이 조각조각 발견되면서 이 이야기는 점차 구체적인 이야기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길가메시는 주인공인 길가메시의 이름을 따서 붙인 제목입니다. 길가메시는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적 인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메르 역대 왕의 명단을 보면 메소포타미아를 휩쓴 대홍수 이후 우르크를 지배한 다섯 번째 왕으로 나오며 우르크의 성벽을 쌓은 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길가메시의 무용담은 한편으로는 역사의 뿌리를 밟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설이나 신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와 그의 가까운 동반자 엔키두와의 모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줄거리는 영웅주의, 죽음, 삶의 의미 추구라는 주제를 탐구하지만, 가장 심오하고 지속적인 주제 중 하나는 진정한 우정에 관한 것입니다.

    길가메시의 줄거리 개요

    길가메시는 친구를 사랑하고 친구와 사별한, 그리고 그를 다시 살려낼 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한 사나이에 관한 이야기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길가메시가 사랑한 친구란 바로 야생 인간 엔키두를 말합니다. 엔키두는 대초원에서 짐승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다가 우르크에 오면서 길가메시와 단짝 친구가 됩니다. 사실 길가메시는 미모가 수려하고 힘이 세기는 하지만 악명 높은 폭군이었습니다. 백성을 쓸데없이 노역에 부리는가 하면, 신부가 신랑과 결혼하기 전 그와 먼저 잠자리를 같이 해야 하는 초야권을 행사하기도 했죠. 이런 길가메시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창조의 여신은 길가메시에 대적할 상대로 엔키두를 창조한 것입니다. 길가메시는 성실한 엔키두를 만나면서 그의 행동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적대자로 만난 두 주인공이 잦은 싸움을 겪으면서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됩니다. 둘의 우정이 한없이 깊어질 무렵 엔키두는 히말라야 산나무 숲의 수호신이자 괴물인 훔바바를 죽였다는 이유로 신의 저주를 받고 죽음을 맞습니다. 형제와 다름없는 엔키두가 죽었을 때 길가메시는 꼬박 일곱 밤낮을 울면서 그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심지어 친구의 시체를 꼭 껴안고 내어주지 않아 장사를 지내게 하지도 않습니다. 시체의 벌레가 득실거릴 때에야 비로소 시체를 내어주어 장례를 치르도록 하죠. 깊은 절망에 빠진 길가메시는 험난한 방랑의 길을 떠나지만 결국 우르크로 다시 돌아와 엔키두와의 우정을 깊이 간직한 채 살아갑니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 진정한 우정

    길가메시는 우정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담고 있습니다. 길가메시와 엔키두가 마침내 서로 대결했을 때, 그들의 초기 갈등은 깊고 변혁적인 우정으로 발전합니다. 이 관계는 길가메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킵니다. 엔키두와의 유대를 통해 길가메시는 연민, 겸손, 공감을 배웁니다. 우정은 그의 오만함을 누그러뜨리고 그에게 상호 존중과 동료애의 가치를 가르칩니다. 이러한 변화는 진정한 우정이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위한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강조합니다. 악마 훔바바와 맞서기 위해 삼나무 숲으로 향하는 여행, 하늘의 황소를 죽이는 일 등 그들의 모험은 그들의 상호 의존성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공유된 경험은 그들의 유대를 강화하고 진정한 우정에서 평등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진정한 우정은 사회적 지위와 권력관계를 초월하여 상호 존중과 공유된 가치를 바탕으로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전통 사회가 붕괴되고 현대로 접어들면서 인간관계도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주로 이해관계에 따라 인간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참된 우정보다는 인맥을 쌓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인맥은 광맥과 같습니다. 광물을 모두 캐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듯이 인맥도 이해관계가 끝나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맙니다. 그러나 참다운 우정은 마치 샘물처럼 마르는 법이 없습니다. 자칫 친구와의 우정을 소홀히 하기 쉬운 바쁜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우정을 한번 돌아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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