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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말을 부쩍 자주 듣습니다. 지난 겨울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난 이상 기후 현상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지구는 여름이 되면 계속 뜨거워지고 반대로 겨울이 되면 계속 추워지고 있습니다. 비관적으로 보는 과학자들은 앞으로 지구가 기껏해야 50년 이상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2050년경이 되면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가 모두 고갈되고, 지구의 허파 노릇을 하고 있는 아마존 강 유역의 열대우림도 모두 파괴된다는 겁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맞물려 있어 그때가 되면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곳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요 문필가인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살펴보겠습니다.

    침묵의 봄

    침묵의 봄 저자 레이첼 카슨의 삶

    레이첼 카슨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다 생물학으로 전공을 바꿨습니다. 그 뒤 존스 홉킨스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여 1932년 동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카슨은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그래서 당시 미국 어업국에 일하고 있던 한 생물학자의 도움으로 해양생물에 관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원고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카슨은 1936년부터 1952년 은퇴할 때까지 무려 16년 동안 연방정부 기관인 어류 및 야생생물청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이 기관에서 일하는 틈틈이 카슨은 뉴욕커라는 잡지에 글을 기고하게 되면서 그녀는 복잡한 과학 개념을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는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녀의 초기 문학적 성공은 바다 생물을 탐구하고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그녀의 책 Under the Sea Wind(1941), The Sea Around Us(1951) 및 The Edge of the Sea(1955)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카슨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은 1962년에 출판된 침묵의 봄이었습니다. 이 획기적인 책은 살충제가 환경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강조했으며, 특히 DDT의 광범위한 사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침묵의 봄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궁극적으로 미국에서 DDT가 금지되는 등 중대한 정책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카슨은 화학 업계와 일부 정부 관료들의 상당한 반대에 직면했지만, 그녀의 세심한 연구와 설득력 있는 저술은 여론을 자극하고 환경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더 큰 이해를 이끌어 냈습니다. 레이첼 카슨은 1964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유산은 지속되며 종종 그녀는 현대 환경 운동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간주됩니다.침묵의 봄은 레이첼 카슨이 4년 동안 직접 조사하고 쓴 글을 모은 환경서로서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대중에게 처음으로 알린 계기가 된 책입니다. 뿐만 아니라 20세기 비소설 부문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출판 이후 지금까지 환경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짐없이 회자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맹독성 농약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의 심각성 설파

    카슨은 이 책에서 DDT나 BHC 같은 유기염소계 농약에 대한 생물학적 피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맹독성 농약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여러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런 농약들이 우리 인체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그리고 자연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가령 카슨은 DDT를 비롯한 맹독성 농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나머지 토양이 오염되고 오염된 토양에서 나오는 먹이를 먹고 살아가는 온갖 생명체들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지루한 겨울이 끝나고 새봄이 와도 숲에서는 새들이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카슨이 이 책에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여러분 새봄이와도 뻐꾸기나 종달새 같은 새들이 울지 않고 대지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흐른다고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여간 끔찍하지 않을 겁니다. 맹독성 농약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비단 새들만이 아닙니다. 풀을 뜯어 먹고 살아가는 가축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맹독성 농약은 강으로 흘러들어가고 강물은 다시 바다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바다에서 살고 있는 온갖 물고기들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먹이 사슬의 가장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인간은 어떨까요? 두말할 나위 없이 육지의 짐승과 공중에 나는 새, 그리고 바닷물고기 등 온갖 먹이를 먹고 살아가는 인간은 가장 많이 오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체내에서는 맹독성 농약이 가장 많이 검출된다는 겁니다.

    이 책의 파급력, 이후 환경운동의 복음서

    침묵의 봄이 환경서인데도 고전으로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그 파급력 때문입니다. 카슨이 처음 환경오염 문제를 기고했을 당시 농약 제조업체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습니다. 카슨은 온갖 협박과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환경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개발 중심의 세계적인 흐름에 카슨은 홀로 용감히 반대 의견을 내놓았고, 과학자로서 타당한 근거와 논리도 제시했습니다. 결국 책이 출간되면서 1963년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DDT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위원회를 구성토록 했고, 1969년 미 의회는 농약이 암 등 치명적 질병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발표하였으며, 그 후 3년이 지나 환경청은 마침내 DDT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게 하였습니다. 지금도 이 책은 환경운동의 복음서와 같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카슨의 메시지는 소중하지만 어쩌면 일반인이 받아들이기에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자연과 문명, 환경과 산업, 자연 보호와 경제 발전은 마치 물과 불처럼 종종 서로 상반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연 친화적이라고 하여 반드시 반기업적인 것은 아닙니다. 자연을 훼손하거나 파괴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기업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조금씩만 서로 양보하면 얼마든지 자연과 환경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가 있습니다. 지구가 인간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다면 기업이 성장하고 경제가 발전해도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를 지키면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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