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로마 사람들은 빛은 동방에서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빛이란 원시와 야만의 어둠을 몰아낸 문명의 빛을 말합니다. 동방이라 하면 흔히 아시아를 생각하기 쉽지만 이 말은 본디 로마를 기준 삼아 동쪽을 뜻하는 것으로 서아시아 즉 오늘날의 중동지방을 가리킵니다. 좀 더 좁혀 말하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만나는 메소포타미아를 뜻하기도 합니다. 기원전 4천 년쯤 이 비옥한 땅에 수메르 사람들이 정착하여 도시 국가를 건설하고 찬란한 문명이 꽃을 피웠습니다. 수메르는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쐐기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고 관개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태음력을 만들고 육십 진법에 따라 시간을 측정한 곳입니다. 오늘은 바로 메소포타미아에서 탄생한 세계 최초의 문학 작품 길가메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길가메시의..
상록이니 상록수니 하는 이름을 우리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훌륭한 농촌 지도자에게 주는 상에 상록수상이 있고, 동티모르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는 우리 군 부대 이름도 상록수 부대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불우 학생이나 가난한 이웃을 돕는 자선단체에도 상록회라는 이름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띕니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상록이나 상록수는 1년 내내 잎이 푸른 나무를 뜻하기도 하지만, 자기 희생과 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타인을 언제나 푸르게 하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상록이 이런 의미를 띤 데는 일제강점기 큰 인기를 끈 심훈의 장편소설 상록수의 역할이 큽니다.상록수 지은이 심훈심훈은 1901년 서울 노량진에서 태어났습니다. 심훈은 필명으로 본명은 심대섭입니다. 경성 제일 고등 고등학교 4학년 때 기..
그동안 동양에서 받들어온 유교가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비평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인륜이 지켜야 할 명분으로 인을 내세워 예의범절을 비롯한 형식을 중요시하는 유교는 실리를 중요시하는 요즘 시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자주 접할 수 없으셨을 중국 근대 문학의 고전 루쉰의 아큐정전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아큐정전의 저자 루쉰의 집필 목적루쉰은 1881년 중국 저장성 사오싱이라는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루쉰은 필명이고 본명은 저우수런입니다. 22살 때 의사가 되려는 청운의 꿈을 품고 동양에서 개화 문명의 전초지인 일본으로 유학을 갑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전쟁에 관한 슬라이드를 보던 중 화면 속에서 일본 군인이 러시아 첩자 노릇을 한 중국인을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여러분께서는 타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십니까. 타자는 일반적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의미하며 영어로는 디 아더(The other)입니다. 타자가 동일자에 대한 반대 개념으로 사용될 때에는 강자한테 억압받는 존재를 두루 일컫는 말로 사용됩니다. 가부장 질서에서의 여성은 남성의 타자이고, 제3세계는 제1세계의 타자이며 자연은 인간의 타자이고 이런 식입니다. 오늘은 체코의 망명 작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살펴보고 타자 윤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주제작가 밀란 쿤데라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고국 체코에서 쫓겨나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적 깊이, 과감한 실험정신, 서정성, 탁월한 언어 구사, 위트와 유머..